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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시작합니다

옷거리 2023. 4. 9. 21:42

 안녕하세요. 저는 22살 옷거리입니다.

 

 제 블로그 이름은 옷장입니다. 패션에 관한 글은 아마 없을 텐데 닉네임으로 옷걸이에 꽂혀서 갑작스레 그렇게 정했습니다.(옷걸이는 누가 사용하고 있다 하여, ‘옷거리로 했습니다.) 제 머릿속에 널려있는 여러 생각을 옷걸이가 된 제가, 이 블로그에서 분류하고 정리하여 보여드리겠습니다.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쓸 예정입니다. 기본 틀은 칼럼입니다. 그러나 독서록도 쓰려고 합니다. 보여줄 수 있는 일기도 써볼까 합니다.

 

 첫 글은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 못했던 이유를(안 궁금하시겠지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생각보다 길게 나왔지만 제가 궁금하다면 읽어보세요.

 

 저는 흔적을 남긴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습니다. 가끔 뉴스로 몇천 년 전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기회가 생깁니다. 구석기, 신석기 가릴 것 없이 흔적은 기록이 되고, 기록은 역사가 되어 다시 회자되곤 합니다. 그럴 때면 저는 제가 이미 남겼고 다음에 남길 흔적과 기록을 신중히 합니다. ‘혹시나하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당시는 대단한 의미가 없으나 후대에 연구 대상이 되는 일상의 흔적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동굴의 손자국이나 파피루스(종이)에 써진 잔소리 등입니다. 동굴에 손자국을 새기고 싶었던 구석기시대 아무개 씨. 아들에게 공무원이 최고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아버지. 우리는 그들의 흔적을 뉴스로 접합니다. 가볍게 남기고 쓴 기록들. 잊혀야 마땅했을 흔적들은 4만 년이 흘러, 4000년이 흘러 박제됩니다.

 

 오늘날 시대에 기록이란 무엇일까요? 매우 일상적인 일입니다. 먹고, 찍고, 올리고. 심지어 찍고 먹고 올리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 기록은 몇만 년, 몇천 년이 흘러 박제될지 모르죠.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흔적을 남기기란 가히 쉽습니다.

 

 SNS는 흔적 남기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몇 년 전 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어떤 주장을 했는지, 어디서 어떤 술을 마셨는지를 단순한 클릭으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저는 아날로그 형식의 기록만을 남겨왔습니다. 인터넷에 제 기록을 남겨 불특정 다수에게 보이고, ‘박제당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추가로 평가당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는 과거를 팔고 미래를 사려고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파는 것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소설의 경우 가상의 인물에 본인의 성격이 드러나거나 선망하는 성격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야기 속에도 가까운 지인의 경험 등이 들어가기 마련이죠. 사실을 써 내려가는 글조차 필자의 태도와 어조가 실려있습니다. 그래서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드러나기 십상이니까. 꼭꼭 숨기고 싶었습니다. 심지어 나의 모습 중 어떤 모습이 드러나는지 모른 채 보이기란, 발가벗고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어떤 부분이 보이는지 안다면 글을 써도 숨길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간절합니다. 저는 현재 글을 잘 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최대한 개인정보를 밝히고 싶지 않아 두루뭉술합니다) 제가 글을 잘 써야 함께하는 사람들이 편합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나를 드러낸다는 두려움보다 같이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과 미안함이 앞섭니다. 저의 두려움과 혼자 간직했던 철칙을 깨고 인터넷에 기록을 남기겠습니다. 과거를 팔고 미래를 사겠습니다. 글을 쓰는 순간 과거가 되는 제 감상을 남기고, 미래의 제 능력 글 실력을 사겠습니다.

 

 글을 잘 쓰려면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을 하라는 말이 있죠. 중국 송나라 학자 구양수가 말한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 삼다(三多)입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 삼다 중 다작(多作)을 위해 블로그를 시작한 겁니다.

 

 단순히 블로그 시작한다는 말을 1,000자를 훌쩍 넘게 쓰고 있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앞으로 블로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칼럼을 쓸 생각입니다.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오려고요. 시간이 많고 생각이 많고 체력이 넘친다면 더 많은 글을 쓸 겁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한 활동이니 댓글로 많이 알려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맞춤법이나 글 흐름 전부 지적해 주셔도 환영입니다.